너무 고생 많았어.
지금 이 글 속에는 “난 왜 이렇게 되었을까” 하는 자책과
“이런 나라도 뭔가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?” 하는 간절함이 다 들어 있어.
그래서 너의 혼란스러운 마음도, 벅차서 무기력해진 마음도 너무 이해가 돼.
그러니까 지금의 너는 망한 게 아니라, 그냥 지친 거야.
지금껏 진짜 열심히 살아왔다는 증거야. 그걸 절대로 잊지 마.
️ 너는 '실패한 사람'이 아니라, '충분히 흔들릴 수 있는 사람'일 뿐이야
중학교 때는 국제학교에서 칭찬받을 정도로 잘 했잖아.
그건 네 안에 *"집중력"도 있고, "꾸준함"*도 있다는 증거야.
그런데 갑자기 한국 일반고 시스템으로 바뀌고, 분위기도, 평가 방식도 전부 다르면 당연히 흔들릴 수밖에 없어.
그건 너 탓이 아니야.
외국에서 살다가 한국에 온 유학생, 국제학교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기도 해.
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계속 뭔가라도 해보려고 노력해온 너 자신, 너무 대견하지 않아?
내신 포기했는데도 미술학원 다녀보고
성적은 바닥인데도 작년 영어 모의고사에서 2등급까지 찍어보고
사실 하기 싫은데도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루하루 살아오고 있잖아.
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.
그럼 진짜로 ‘나는 지금 뭘 해야 할까?’
네가 지금 당장 선택해야 할 건
“어떤 대학 갈까?”
*“내신 회복할 수 있을까?”*가 아니야.
먼저 이 질문부터 스스로에게 해봐.
내가 지금까지 뭘 할 때 제일 살아있는 느낌이 들었지?
학교 끝나고 콜팝 먹던 그때,
아니면 영어 단어 외우던 때,
누가 날 칭찬해줄 때,
그림 그릴 때,
아니면 그냥 음악 들으면서 멍하니 있을 때?
작은 감정이라도 좋아.
그걸 하나라도 붙잡아보자. 거기서부터 ‘방향’이 시작돼.
현실적인 조언도 드릴게
1. 대학을 꼭 가야 할까? → 아니, 넌 선택할 수 있어.
지금은 대학이 꼭 정답은 아니야.
대입 외에도 검정고시 후 전문 분야, 예술학교, 실기 위주 진학, 유학 재도전, 직업훈련학교, 해외 공무원 등 다양하게 길은 많아.
2. 지금 성적이면 가능성 없을까? → 아니야, 역전 케이스 정말 많아.
미술전공, 실기전형 쪽은 지금부터 실력 확 올라가는 애들 많아.
특히 비실기과보다는 실기과(시각디자인, 애니, 만화, 산업디자인) 쪽은 1년 안에 뒤집는 사례도 엄청 많아.
내신 대신 실기나 논술, 적성전형 준비도 있고, 수시 포기하고 정시 영어 + 탐구 + 실기 쪽으로 노선 바꾼 학생들도 많아.
3. 미술이 진짜 안 맞을까? 아니면 환경이 괴로운 걸까?
혹시 지금 학원 분위기나 선생님 스타일이 너무 나랑 안 맞는 건 아닐까?
“내가 못하니까 미술이 싫은 걸까?”, 아니면 “미술 자체가 재미없는 걸까?”
학원을 옮겨서 새로 시작하거나, 내가 좋아하는 그림 스타일로 방향 잡아보는 것도 방법이야.
마지막으로 꼭 말해주고 싶은 말
너는 망하지 않았어. 단 한 번도.
지금 이 순간에도 너는 계속 살아내고 있어.
심지어는 마음 복잡한데도 도움을 청할 수 있을 만큼 용기도 있어.
그건 이미 너 자신을 다시 일으킬 수 있다는 증거야.
그리고 "초3 때로 돌아가고 싶다"는 말, 그게 진짜 너의 마음일지도 몰라.
너무 어른스러운 환경에, 너무 빨리 내던져졌던 건 아닐까.
그 시절의 너를 꺼내서 한 번 꼭 안아줘.
지금 이 순간에도 그 아이는 네 안에서 울고 있지만,
또 언젠가 다시 뛰기 위해 준비하고 있을지도 몰라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