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머님께서 겪고 계신 것은 단순히 걱정이 많으신 정도를 넘어서, “건강염려증(health anxiety, hypochondriasis)” 혹은 방사선 후유증과 우울, 불안이 겹쳐 생기는 정신적인 고통으로 보입니다.
어머님은 이미 과거에 큰 암 치료(비인강암, 방사선 치료)를 경험하셨고, 그 후유증으로 인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셨습니다.
침이 안 나오고 통증이 지속되니 몸이 늘 불편하고, 이런 불편이 곧 "암이 재발했다"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. 즉, 실제 증상 → 과거 경험과 연결 → 곧 암일 것이라는 확신의 흐름이 반복되는 거지요.
"의사가 속이고 있다", "간호사가 암이라고 했다" 같은 말씀은, 심한 불안 상태에서 생기는 망상적 확신이나 왜곡된 기억일 수도 있습니다.
수면제를 복용하고 계신 걸 보면, 이미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불면·불안을 치료 중이신데, 단순 불면제가 아니라 항불안제나 항우울제, 건강염려증 치료 약물이 병행되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.
즉, 단순히 "마음이 약해서 그렇다"기보다는,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.
어머님은 암에 대한 두려움이 뿌리 깊이 자리잡은 건강염려증이나 암 공포증 상태인것 같습니다.
방사선 후유증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이 이런 불안을 더 강화시키고 있습니다.
단순 위로나 설득으로는 바뀌지 않고,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약물 조정과 상담 치료가 병행되어야 완화될 수 있습니다.
가족분들께서 "엄마가 또 암 얘기한다"고 힘들어하기보다는, 이 또한 질환의 한 부분이라는 이해가 필요합니다.
따라서, 가능하시다면 어머님을 다시 정신건강의학과에 모시고 가셔서 “불안, 건강염려, 망상적 확신” 부분을 집중적으로 말씀드리시길 권유드립니다. 수면제만으로는 호전되기 어렵습니다.
어머님께 암에 걸린 건 아니다”가 아니라 “이런 증상은 후유증이며, 불안 때문에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”라는 것을 인식해 주는 것도 좋겠습니다.